선비음화 자음

선비음화 자음(先鼻音化子音, 영어: prenasalized consonant)은 음성학적인 비음장애음 연쇄가 음운론적으로 하나의 자음처럼 행동하는 것을 가리킨다. 선비음화 자음을 두 자음의 연쇄가 아니라 하나의 자음으로 취급하는 이유는 주로 이 소리들의 음운론적 행동 때문이지만, 어떤 경우에는 선비음화 자음과 단순한 연쇄를 구분하는 음성학적 근거가 존재하기도 한다. 선비음화 마찰음은 선비음화 파열음·파찰음에 비해 조음하기 어려우므로 보다 드물고, 전자가 존재하는 언어에는 후자도 존재한다.[1]

대부분의 언어에서, 선비음화 자음이 ‘무성음’이라고 하는 경우 구강음 부분만이 무성음이고 비음 부분은 유성음이다. 예를 들어 어떤 언어에는 ‘유성’ 선비음화 자음 [ᵐb ⁿd ᶯɖ ᶮɟ ᵑɡ]와 ‘무성’ 선비음화 자음 [ᵐp ⁿt ᶯʈ ᶮc ᵑk]이 존재할 수 있다. 그러나 일부 민난어 방언에서는 유성 장애음이 무성 선비음화를 받기도 한다. 이러한 소리는 [ᵐ̥b ⁿ̥d ⁿ̥ɺ ᵑ̊ɡ]로 표기하기도 한다.[2]

선비음화 파열음과 구별되는 개념으로 후파열음화 비음(後破裂音化鼻音, 영어: post-stopped nasal)을 상정하기도 한다. 이는 구강 개방되는 비음을 가리키며 아체어/mᵇ nᵈ ɲᶡ ŋᶢ/와 같은 소리나 그와 비슷한 여러 중국어 방언의 소리들이 그 예이다.[3] (그러나 어떤 중국어 방언의 경우, 후행 모음까지 비음화가 이어지는 점으로 보아 이들 비음은 구강 개방된다기보다는 부분적으로 탈비음화된다고 보는 쪽이 적절하다.)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선비음화 파열음과 후파열음화 비음이 대립하는 언어는 없다. 둘 사이의 차이는 비음과 장애음의 상대적 길이에 있다. 전자는 짧은 비음 뒤에 긴 장애음이 오고, 후자는 긴 비음 뒤에 짧은 장애음이 오는 것이다.[4]

지리적 분포

아프리카

반투어군 언어들은 선비음화 자음으로 유명하다. ‘Bantu’라는 이름에서 ‘nt’도 선비음화 자음의 예이다. 반투어군 밖에도 수많은 아프리카 언어에 선비음화 자음이 나타난다.

동아시아

차오저우어 등 여러 민난어 방언에도 선비음화 자음이 나타난다. 민난어의 선비음화 자음은 중고 한어의 비음에서 나왔고, 따라서 우어샹어의 유성 장애음과는 역사적 기원이 다르다.

선비음화 자음은 이어와 나시어 등 이어군 언어에서도 널리 쓰인다. 다음 표는 북부 이어에 나타나는 선비음화 자음의 예시이다. (아래 음성 전사에서 ɿ성절 마찰음 [z̩] 또는 [ʐ̩]를 나타낸다.)

이 문자 공식 병음 국제 음성 기호
nbo [ᵐbo˧] 치마
ndo [ⁿdo˧] 마시다
mge [ᵑgɤ˧] 메밀
nzy [ⁿd͡zɿ˧] 통제
nry [ⁿɖ͡ʐɿ˧]
nji [ⁿd͡ʑi˧] 빠르다

중국 남부와 동남아시아의 여러 몽몐어족 언어에도 선비음화 자음이 나타난다.

같이 보기

  • 선파열음화 비음

각주

  1. Silverman (1995:65)
  2. Chan (1987) "Post-stopped nasals in Chinese: an areal study", UCLA WPP #68
  3. Chan (1987) Post-stopped nasals in Chinese: an areal study
  4. Cohn (1990) "Phonetic and Phonological Rules of Nasalization", UCLA Working Papers in Phonetics 76, p. 7.

참고 문헌

  • Silverman, Daniel (1995), “Optional, conditional, and obligatory prenasalization in Bafanji”, 《Journal of West African Languages》 25: 57–62